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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칭 포 아티스트 #2 송인관
글쓴이 : 강원국제예술제 조회 : 812 날짜 : 2021-07-26

 

한수지 홍보담당(강원국제예술제)

송인관 (화가/건축가/진공관 엔지니어/발명가)



춘천에서 56번 국도를 따라 '느랏재'와 '가락재' 터널을 지나면 홍천이다. 산과 산으로 이어지는 푸른 숲과 계곡이 어우러진 '풍천리 장재울'. 이 곳에 경기도 안성의 마노 아트센터(거꾸로 집) 를 디자인한 송인관씨가 24년간 살고 있다.


 

그는 서양화가이자 자신이 머물 집과 작업실을 직접 만들고 수십 동의 전원주택 설계와 시공을 도맡은 건축가다. 진공관 오디오 장인으로 제작기술을 전수하는 워크숍을 20년 넘게 이끌고 있으며 알고 보면 다양한 발명품들로 수십 개의 특허까지 갖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클래식 기타를 연주하는 예술 활동을 즐기며 프랑스어와 일본어까지 배운다. 사진에 빠져 모아놓은 사진기만도 웬만한 컬렉터 못지않다. 이러한 화려한 이력이 아니더라도 예술가가 직접 지은 산속의 둥지를 구경하고 싶은 마음에 그곳으로 한걸음에 달려갔다.


 

 

 

 

 

 

자연을 닮은 은둔의 예술가




송인관 작가






송인관 작가의 작업실(산 아래 위치한 ARI 작업실에서는 주로 조각활동, 진공관 스피커 제작을 한다)




아스팔트 길이 끝난 지점에 마중 나와 있던 송인관 씨. 흙길을 따라 산중으로 들어가면서 이곳에 정착한 이유를 물었다.

“안성에 학교를 설립하려다가 1997년에 IMF가 와서 계획이 무산됐어요. 그 때 정리하고 왔는데 여기 살아야겠다 싶어서 집을 짓기 시작했어요."”


 

그가 손수 지었다는 집으로 오르는 산길에는 싱그러운 봄색이 가득했다. 풍천리 해발 600고지에 이르니 '관유제' 라고 적힌 현판의 멋진 목조건물이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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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제가 지었어요. 설계부터 시작한거죠. 건축 공부를 혼자 했어요.

제가 전공한 기계공학에 비하면 집이라는건 상당히 쉬운거죠.

미술이 합쳐져있으니까 공부할 것도 별로 없었어요.


송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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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국기계연구원에서 근무했던 공학도이자 엔지니어 출신의 특별한 이력을 갖고 있다. 과학기술처 산하기관의 연구원, 발명가, 화가, 진공관 오디오 제작자, 복합문화센터 총 디자이너, 최근에는 '전통 한옥 온돌(구둘장)'의 따뜻함과 '축열식 난방방식'으로 특허출원까지 냈다. 의뢰 받아 구상중인 조각 작품은 서울 번화가에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 다재다능한 말이 심심하게 느껴질 정도로 그는 요즘 보기드문 '프로제너럴리스트'다. 언뜻 과학과 미술, 발명, 철학 사이의 관련성을 찾으며 과학적 창조력을 발휘한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떠오르기도 한다. 이에 그는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더니 좋아하는 일을 지금도 계속할 뿐이에요. 특별한게 아닙니다."라고 소박하게 답했다.

 

 

 

 

 

 


ⓒ 샘플하우스 B타입, 송인관 ? 그는 아궁이방 조합 난방 시스템 개발로 특허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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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은 아름답고 자연친화적이어야 하며, 경제적이고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건축되어야 한다


송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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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rimman 송인관씨가 디자인한 경기 마노 아트센터 '거꾸로 지은 집'

 



 

 

처음부터 기계를 전공할 생각은 아니었다. 그의 아버지는 그림을 좋아하는 아들에게 전기 전공이 아니면 학비를 대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는 한국기계연구원을 거쳐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제빵기, 모찌나 송편 기계 등 방앗간에 있는 설비를 개발했다. 우리나라에 엔지니어가 없다며 과학꿈나무 육성 사업 붐이 일었던 1980년대 '어린이 과학상자' 를 만든 주인공도이기도 하다. 탁월한 공학도였지만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그림'이었다. 중학교때 부터 시작한 그림은 지금까지 한 번도 손에서 놓은 적이 없다. 그는 "머릿속에서 상상할 줄 모르면 기술자에 그칠 수 밖에 없다." 며 "그림 그리는 사람은 입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어서 집을 짓거나 기계를 발명하는 일을 할 때도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한 편의 걸작을 그리기 위해서 숱한 아이디어와 구상의 흔적을 드로잉으로 남겼다고 한다. 끊임없이 나오는 그의 습작 드로잉 노트를 보면서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화가가 겹쳐 보였다. 스티브 잡스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관련 '예술과 공학 양쪽에서 모두 아름다움을 발견했고 그 둘을 하나로 묶는 능력이 그를 천재로 만들었다' 고 평했다. 과학과 미술은 가깝고 송인관은 양쪽의 아름다움을 실천하는 예술가처럼 보인다. 비전공자였던 그를 화단에 입적 시켜 지금까지 함께 활동한 동료들도 그의 그림을 보고 비슷한 생각을 했으리라.

 

 

 

 

"어려서부터 계속 그려 왔기 때문에 제 그림이 봐줄만 했는지 화단에 입적하라고 하더라고요. 1984년에 첫 전시를 했어요." 그는 현재 서울미협 소속 서양화가다.

 

 

 

 

송인관 作, 산 중턱의 외딴 집은 작가가 살고 있는 <관유제>다

송인관 作, 최근에 그린 그림들



송인관 作, 설악산의 겨울 풍경, 약 35년 전 쯤 그린 그림이라고 한다.

 

 

 

 

 

 

 

그의 작업실에는 수 십년간 그려온 그림이 곳곳에 걸려있다. 인물이나 풍경을 자세히 묘사했던 예전 그림은 몇 개 남아있지 않았다.

“어느 날 내 그림을 보는데 그림이 아니었어요. 너무 잘 그리려고 애 쓴 흔적만 보이고, 저도 행복하지 않았어요.”

 

 

 

한눈에 봐도 그의 화풍은 20년 전과 달라져 있었다. 실경산수 위주였던 과거와 달리 최근작은 마음속에 있는 풍경을 화폭에 풀어놓은 듯 했다. 오로지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하는가’라며 끊임 없이 고민한 인문학적 질문에 대한 해답을 단순하고 명료하게 담아냈다.

 

 

 

 

 

그의 그림을 보는 동안 완당 김정희(1786~1856)의 <세한도>가 새삼 시야를 파고들었다. 교과서에 소개된 대로 <세한도>는 궁벽한 처지가 된 자신을 저버리지 않고 귀한 책을 구해다준 제자 이상적의 의리에 화답한 그림이다. 화면 오른쪽 하단에 얼어붙은 벌판을 묘사하고 가장자리만 선으로 그린 하얀 초옥과 소나무들, 지붕의 각도나 원근법이 제멋대로고 이치에 어긋난다. 오직 뻥 뚫리고 이지러진 마음의 거처를 표상한 것이 아니고서야, 즉, 이 모두는 실경이 아니라 집과 나무라는 관념이다.(완당은 세한도를 한여름에 그렸다.)

 

 

 

 

ⓒ 추사 김정희 [세한도] 1844년, 국보180호 수묵화, 23×69.2, 국립중앙박물관

 

 

 

 

 

 

 

그에게 풍천리의 밤과 농촌의 풍경을 그린 당신의 작품들에서 <세한도>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세한도를 그리면 이런 그림일까. 그의 그림들 속에는 '관유제'에서 바라보는 풍천리의 풍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나는 서양화가지만 내 민족에 관한 것들을 그려요. 저는 절실하게 그리는 거에요. 이제는 어떤 것을 표현하고자 하는가를 그걸 찾으니까 쉬워요. 인문학 공부를 해 나가면서 그림이나 만들기(조소)는 계속 해 나갈거에요. 미술작업에 전념할 생각으로 산속에 들어왔으니까요.”








인터뷰하는 송인관 화백






송인관은 응당 예술가가 걸어야 한다고 알고 있던 '학교'와 '학위'라는 교육과정 없이 미술과 건축을 했다. 창작의 태도에 충실한 은둔자. 은둔의 예술은 그가 말하는 어투나 그가 살고 있는 공간, 그의 작품에서 확인된다. 자연은 닮은 작가는 그가 낳은 예술품으로 세상과 소통한다. 김정희가 이상적에게 세한도를 보낸 것 처럼 송인관의 그림에는 세상에 대한 고마움이 담겨 있다.


세한도는 결국 10m가 넘는 그림이 되었다고 한다. 훗날 감명받은 조선과 중국의 학자들이 감상문을 횡으로 붙여 늘여뜨려서다.

그가 그림으로 쓴 러브레터에 세상이 화답할 시간이 오리라 믿는다. 그리고 그 그림은 세한도 만큼 참으로 기나긴 그림이고 사연이 될 것이다.

 

 








관유제 그림작업실에서 내다본 풍













<작가소개 : 송인관> 


한국 기계연구원의 공학도 출신으로 화가이자 조각가. 건축가이며 진공관 스피커 제작자. 20여 개의 특허를 보유한 발명가. 홍천군 화촌면 장재울에서 자신이 꿈꿔왔던 전원생활을 하고 있다. 서울 미협 소속의 서양화가로 '2018 대한민국 회화제' 등에 참여했으며 하반기에 열릴 그룹전 참여를 위해 그림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인터뷰에 참여해주신 송인관 작가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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